Tuesday, December 3, 2013

독서의 계절인데… (Zuma Beach & Griffith Park…)

12/02/2013  Thanksgiving 연휴에  손녀들

먼산에 쌓인 눈을 보고 겨울이 왔음을 알지만눈이나 빙판길이 없는 LA 가을의 연속이다.
봄의 야생화가 지면 여름이고, 여름에 보기 힘든 비가 뿌리면서 가을이 시작된다. 절기만 가을일 , 애써 찾아 나서지 않으면LA 단풍 구경조차 힘들다.

알록달록 단풍을 찾아갔다가, 눈구경도 제대로 못했던 내가 30년만에 폭설을 맞고 돌아왔다. 쌓인 겨울에서 돌아와 보니,  LA 여전히 천고마비의 가을이다. 썸머타임이 끝났기에, 추야장장 (秋夜長長) 길고 가을 밤이고



Juma Beach 에서 Baby Crab 잡으며

가을을 즐길 뭐가 없을까하고 머리를 쥐어짜다가, 독서의 계절임을 알았다.
언제 마지막으로 무슨 책을 읽었는지 기억조차 없으니, 지금의 나는 마음의 양식 빢빡 긁어 후의 바닥난 곳간 꼴이다.
식당이나 병원에서 대기 시간에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이지만, 그건 독서가 아닌 무료함을 달래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돋보기가 없으면, 제목 흝어 보기도 버겁다.

  한권 읽겠다고 과감한(?) 용단을 내렸다. 아내가 구입했지만 나는 펼쳐본 일이 없는 책들 수십권을 마다하고, 선택은  책장에 모셔둔 한질의 무협지이었다.  이것 …  
20년전 도서관에서 일하던 흑인 할머니가 폐품 처리한다면서 내게 책이다. 갱지에 세로 쓰기한 이런 무협지는 절판되었으니 골동품이 아닌가?  삼국지를 몇번 읽었다고 자랑하던 사람들처럼, 나는 이책을 세번이나 보았다. 10년만에 다시 보니, 이리 반가울고!
내게 마음의 양식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고 책에 얽힌 추억이었다.

12/03/2013 Griffith Park에서 Mini 기차를 타고

팝곤과 솜사탕


신세대에게는 필요할 때마다 양식 주는 스마트 폰이 있지만, 서점이 문을 닫을 정도로 책은 읽고 스마트 폰도 없는 구세대는 아사(餓死) 날을 기다리며 구차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는지….
내게 불로그가 있음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긴다남들의 불로그를 기웃거리고 불로그에 소재를 찾기 위해서 신문 컬럼이라도 챙기면서 최소한의 양식 얻고 있으리라.  


LA Western 마당

2 comments:

  1. 인내심이 없어졌는지, 전 만화책이 읽기도 쉽고 (글자가 커서) 또 재미있고 해서.. 독서를 안한지도 꽤 되내요... 손녀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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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산속에 떠밀려 보낸 긴 일주일이었는데, 지나고 나니 순간처럼 느껴지는군요.

      새집 정리하느라 바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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