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처(惡妻) 만들기

새로 갈 만한 곳을 찾다가 포기하고 보니, Blog  밑천이 달랑거린다.

그동안의 Blog를print 해 놓은 책이 다섯권이고, USB storage에 보관된 사진도 천여장의 넘었다. 불과 5-6년의 기록일 뿐인데… 

어떻게 Blog를 계속 해야 할 지를 심사 숙고 중이다. 몇마디 글과 과거의 사진으로 blog를 엮어 보지만, 너무 개인적인 듯 싶다. 내 자랑은 남들에게 역겹고, 내 흉은 …

11/28/2011 Mt. waterman

각설하고….

집에서 밥을 먹는 숫자로 남편을 평가하는 유모어가 있다.

한번 먹는 일식(一食)이가 금메달, 이식(二食)이는 은메달, 삼식(三食)이는 동메달.

아내가 딸네 집에 가 있는 동안 경험해 보니, 한식(韓食)은 남자를 괴롭게 만든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에게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어쨌든 나는  금메달 이니 최상의 남편이다!

5시에 일어나서 Oatmeal과 Soy Milk  그리고 바나나로 아침을 먹으며  점심으로 먹을 Sandwich를 준비한다. 일하지 않는3일은 이식(二食)이가 되겠지만, 산에 가는 날 점심은 거의 외식을 하게 되어서 일식(一食)이 이다. 나를 위한 저녁 한끼만 준비하면 되니까, 아내는 나를 떠받들어야 한다.  

12/26/2011   Death Valley

그런데 그게 아니다.

무식(無食)이 보다 일식(一食)이 바람직한 남편이라던 아내였는데,  왜 내가 괜찮은 남편 임을 부정할까? 서로 티격태격하는 빈도 역시 남들 못지 않으니, 우리 부부에게 무슨 문제점이 있는 것일까?  

부부는 일심동체(一心 同體) 라지만, 36년을 살아보니 일심(一心)도 동체(同體)도 아니다. 부부가 동체(同體)일 수 없음을 설명하려면 저속해지니까 생략한다. 둘이 일심(一心) 일 때는 거의 없고, 밀땅(밀고 댕기기)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마음 속에서 이뤄지니 눈에 안 보일 뿐, 수술용 실리콘보다 더 신축성 있는 벽 사이에서 둘이는 밀땅(밀고 댕기기)을 계속하고 있다.

12/19/2011 Solstice Canyon

화이부동(和而不同) 은,  ‘우리는 모두 같지 않다’는 뜻이다. 한 나라에 살고 한 직장에서 일한다고 다 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다. (중략) 

화이부동과 대구를 이루는 말이 동이부동(同而不同) 이다. 같은 데 화합하지 못하다니 의아 하겠지만, 사실 같은 척했지 결코 같지 않다는 말이다.

 무릇 아내들의 바가지 긁는 솜씨는 예술이다.

나의 아내와 동서고금(東西古今)에 소문난 악처(惡妻)인 쏘크라테스의 아내. 둘이 서로 별 차이가 없다. 굳이 차이를 찾는다면,  쏘크라테스와 나의 그릇이 다른 것이 이유이리라. 인내심 많은 쏘크라테스는 아내가 벽을 넘어와도 내버려 두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니 나의 아내는 일찍 접는 탓이다.

다시 설명하면…

쪽박이 언제 깨질 줄 아는 아내는, 폭발 일보(一步) 직전에서 멈춘다. (할말 다 한 후에 자신이 참는다는 아내에게, 따지며 설명하면 안되겠기에 내가 또 참는데도…) 

12/26/2011  Death Valley

나이 든다는 것은, 두루 두루 감싸 안으며 마음이 넓어 진다는 것!  

몇년이 남았든지, 나잇값에 걸맞게 바가지를 즐기고 - 기쁜 마음으로 더 밀려 주면서 살련다. 이것 보통 일은 아니지만…  참자, 참아! 내가 많이 참을수록, 아내는 악처(惡妻)가 된다.

내가 승천(昇天)할 때 화장(火葬)하면,  하나라도 더 많은 사리를 건지기 위해서 또 참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