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말이면 분명 겨울…
춥다고 몸을 옹크리지만, LA의 겨울은 한국의 가을 맛만 보여주다가 끝난다. 눈꽃은 고사하고 변변한 단풍 나무 하나 구경하기 힘들기에, 낙엽조차 멋져 보인다.
한시간이면 눈덮인 스키장을 갈 수 있지만, 주변머리 없는 나는 작년에야 겨우 눈구경을 할 수 있었다. 20여년 만에 눈을 만져보며 감격했었잖아!
지난 달에는, Angels Crest 산속에서 생각 못했던 쌓인 눈을 만났다. 작년의 감격을 기억한다면 강아지 처럼 눈을 밟고 뛰어다녀야 했지만, 우리는 신발 젖는 것이 싫어서 Hiking 을 포기했다. 간사한 인간의 마음!
지난 2주일 동안은 주말마다 큰 바람이 불었고, 곳곳에 나무가 쓰러졌다.
등산로를 가로 막고 있는 쓰러진 나무 제거 작업이 한창이다. 나무 한그루를 치우기 위해서 동원된 작업 인부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2주일 동안 뒷동산Griffith Park만을 갔다 오려니 몸이 근질 근질…
출발 직전에Castro Crest from Latigo Canyon 을 오늘(12월 19일)의 목적지로 정했고, 급히 Google 지도를 뽑아서 떠났다. Internet에서 뽑은Google Map 한장이 지도책을 대신하고 있으니 세상 편해졌다.
꾸불 꾸불 좁은 산길 운전 30분에, 아내는 현기증을 호소한다.
차를 세우고, 참았던 담배 한대를 즐긴다. 깊은 산속에 의외로 집들이 많은데, 통행조차 불편한 백만장자 (millionaire)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Map 이 알려주는 두번째 우회전만을 신경쓰다가, 개인도로 (Private Road)를 만났다. 차 한대 겨우 지나 갈 수있는 좁은 도로에 이어 비포장 도로가 계속되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에 차를 되돌려야 했다.
협소한 산길에 겁먹은 아내는, 그곳에는 다시 안간다고 선언한다.
목적지를 정하고 집에서 출발은 하지만, 꼭 목적지를 가야만 할 이유는 없다.
못 찾으면 말고, 그것이 인간적이라고 자위해 왔다. 그러나 오늘은 힘들게 산길을 올라가서 마지막에 포기했기에, 약이 오른다. GPS 수신기가 있었다면…?
‘아빠, 내 스마트 폰 먼저 쓰던 것 줄까?’ 하는 아들의 제안에, ‘난 필요 없어’ 라며 말을 끊었었다. 새로 스마트 폰 공부하는 것도 골 때리니까…
이제 와서 다시 달라면 체면 문제이고, GPS 수신기나 하나 아들 몰래 장만할까? 쌜룰라 폰이 나오면서 삐삐가 골동품이 되었듯이, 스마트 폰에 밀려난 GPS 수신기도 더이상 아무도 안 쓰는 골동품일텐데…
다시 산 길을 내려와서, 가까운 Solstice 국립공원으로 갔다.
Roberts House 뒤의 작은 폭포 윗 쪽으로, 또 다른 폭포가 있음을 알았다. Solstice 국립공원에 다시 오면, Sunrise Trail로 가자는 지난번의 약속은 또 뒤로 미룬다.
같은 산을 몇번씩 가도, 그곳에는 새로움이 있다.
스마프폰으로 보는 지도는 작아서 운전하면서는 못 보겠더군요. 아무래도 넓직하니 좀 크게 나온 GPS가 훨 쓸만합니다. ^^
ReplyDelete두 내외분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이 가득한 2012년이 되시길!
감사합니다.
ReplyDeleteOldman 님도 복 많이 받으시고요!!!!!!!!!!